생활코딩 - 1

  1. 2018.01.16 코딩야학

코딩야학 3기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엉겁결에 올라탔다. 이제 생각해보니 1년차 사회학도인 남동생이 복수전공으로 컴퓨터 공학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게 들었던 까닭인 것 같다. 

나름대로 초딩 때부터 펫게임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html을 독학하고(배경 음악 깔고 꽃비 내리는 자바스크립트 쓰고 그랬더랬다.) 나모웹에디터로 내 홈페이지도 만들어서 운영해보고 대학생 때는 공대생들의 기피과목중 하나였던 공학전자계산(줄여서 공전계)를 A+ 받았던 나름 코딩 우수생이었다. 

펫게임도 문을 닫고, 건축과 커리큘럼에는 더이상 컴퓨터 과목이 없었다. 홈페이지는 나도 모르는 새에 언젠가 없어졌겠지? 

아무튼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생활코딩에 참여한다는 것에 들떠서 뭘 배우는 코스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신청한 뒤 정신을 차려보니 html 강의였다. 신청만 해두고 또 빈둥거리다가 종강 이틀 전에 벼락치기로 몰아서 듣기 신공을 발휘하는 중이다. 그렇다, 아직 몇 강의 남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뭔가를 공부한다는 기분이 참 좋다. 남편도 내가 뭔가 집중해서 공부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며, 멋있다고 하네. 나 원래 멋있거든? 

사실 이번 코스에서 배운 내용은 아주 쉬운 내용들이라서 html에 대한 책이 있다면 첫 1/10 정도의 분량이 아닐까 싶다. 분량으로 치자면 그 정도이지만 이고잉님이 '공부'의 본질에 대해서 아주 깊게 고민하고 만든 콘텐츠이기 때문에 쉽지만 가장 중요한, 더군다나 응용으로 가기 위한 중요함이 아니라 그 자체의 중요함을 품고 있는 내용들이어서 단 몇 시간 강의를 들었을 뿐인데 웹을 지배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뿜뿜한다. 

그러면서 또 요망한 아이디어 하나가 생각이 났는데 말이다. 방랑벽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어디서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프리랜서 일을 갈망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이 글 쓰는 일일 것이다. 요즘 글 못 쓰는 사람은 없으니까 왠지 나도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글은 누구나 쓸 수 있기 때문에 엥간히 잘 쓰지 않고서는 돈을 벌 수 없다. 그래서인지 나는 글 써서 돈 번다는 것은 나와 정말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html을 아주 코딱지만큼 배우면서 말이지.. 왠지 내가 뭔가 유비쿼터스 좝을 갖는다면 그것은 글쓰기보다는 웹사이트 만들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차릴 정도는 아니라도 그냥 소일거리 삼아서 용돈은 벌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웹프로그래밍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아니다. 글쓰기보다 웹프로그래밍이 쉽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라는 것이다. 혁명적인 생각의 전환!

아이디어라는 것은 항상 맨 처음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빛나는 법이다. 내가 늘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 안다. 이 아이디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빛이 바래겠지. 하지만 또 하나의 진리는 아이디어가 빛이 바랠 때쯤 사소한 실천 하나를 하면 다시 심폐소생이 된다는 것이다. 디테일 하나를 갖추면 그 아이디어는 한 발을 더 내딛고 '뭔가'가 된다. 

이제야 태그 10개 정도를 배운 내가 웹프로그래밍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한 번 내뱉어본다. 옛다 툭. 

여행을 하는 동안 열악한 환경의 단체, 기업들 홈페이지 개보수 해주면서 하루 저녁 맛난 거 먹을 수 있는 돈 정도 벌 수 있음 좋겠다. 아님 예쁜 공예품을 하나 더 살 수 있어도 좋겠고! 

2018. 1. 16. 23:09. RSS feed. came from other blogs. Leave a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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