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시간 - 11

  1. 2017.10.15 매일 뭐라도 읽고 뭐라도 쓰기 20171015

앞으로 매일매일 뭐라도 읽고 뭐라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주변 사람들 중에 페이스북에 다양한 글을 참 열심히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좋은 글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시덥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런데 막상 필요할 때 글을 쓰려고 보면 그 시덥지 않은 종류의 글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내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좋은 생각을 한다고 글이 써지는게 아니다. 글은 써야 써진다.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육아일기를 쓴다. 나는 그 육아일기의 애독자인데 매일 비슷한 내용인데도 재밌다. 나는 친척이어서 재밌나 생각했는데 남편 친구도 애독자라고 한다. 심지어 그는 싱글인데도. 재미도 재미지만 매일 쓴다는 것이 정말 경외롭다. 첫 아이가 태어난 막전막후부터 지금 거의 1000일이 다 되어가는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쓴다. 


딱히 먹고 살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획력으로 삶을 꾸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 우리의 거대 프로젝트인 세계여행도 뭔가 좀 더 기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략 가는 곳마다 청소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간지가 나고, 속되게 말하면 팔릴 것 같은 콘텐츠랄까. 나보다 다소 고상한 혹은 덜 기획적인 남편에게도 물어봤다. '뭔가, 그런 컨셉이 좀 있어야 하지 않겠어? 여보는 뭘로 할래?' 했더니,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한다. '매일 뭐라도 쓰는게 좋지 않을까.' 헉 충격적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소박해서 충격. 하지만 결코 해내기 쉽지 않은 일이어서 또 충격.


그래서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매일 뭐라도 읽고 뭐라도 쓰자. 


덧. 대학생 때 전공 교수님 중에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셨다. 자신은 아무리 바빠도 매일 뭐라도 한 페이지는 읽으려고 한다고. 그 말이 나에게는 참 인상적이었다. 뭐라도 한페이지 읽는 일은 언뜻 우스워보이는 일이지만 그것을 매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나도 실천해볼만한 일이기도 하다. 꽤 유명한 교수가 하루에 한 페이지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저렇게 진지하게 말하는 걸 보면 그 하루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꽤나 의미있는 일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뭐라도 읽자'는 그래서 추가되었다. 


- 오늘 읽은 것 : 멀고도 가까운, 레베카솔닛, p47~61

2017. 10. 15. 23:43. RSS feed. came from other blogs. Leave a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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