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다.
고작 8시에 끝난 전날의 야근 핑계를 대고 느지막히 일어나 11시 기초상담 시간에 맞춰 불광역으로 향했다. 뵌 적은 없지만 아빠의 사회활동으로 인해 내가 신뢰를 가지고 있는 가족, 그 가족의 엄마를 만나는 시간이었기에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6번째 가족의 기초상담을 이어가면서 내 안에 답답함이 쌓이는 것을 느낀다. 아무 문제 없는 건강한 가족이라 할지라도 1년의 방학을 계획하며 느끼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게 마련인데, 그 분들의 기대에 대해서 더 격려하고 불안에 대해서는 조금 안심시키는 말을 드리면서 내 안에 확신이 없다.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8할의 아이들이 꽃친에서 좋은 경험을 했지만 나머지 2할의 친구들의 고민스러운 얼굴이 내 마음을 편치 못하게 한다. 꿈에서도, 눈을 뜬 직후에도 머릿속을 꽉 채운다. 

많은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했던 활동, 그리고 지난 제주여행이 아이들의 정서를 부드럽게 하는데에 아주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나도 내심 또 기대했던 정동진 기차여행이 연기되었다.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날을 기약하게 되었기에 오히려 잘 된 일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기운이 빠졌다. 갑작스레 금요일 모임을 기획하게 되었는데,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내 마음 때문이었을까 집에 와서 저녁을 먹었는데 갑자기 그게 콱 체해버렸다. 

저녁 8시 경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이 되도록 상황이 나아지질 않는다. 결국 처음으로 꽃친 모임을 공식땡땡이 치게 되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잠도 안오는데 계속 누워있었다. 그러다 오후엔 조금 기운이 들길래 너무 심심해서 왕좌의게임 4편을 몰아서 봤다. 총 20시간 정도를 누워있었네.


오늘의 독서 - 왕좌의게임 시나리오...?



2017. 10. 21. 18:44. RSS feed. came from other blogs. Leave a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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